재작년에 보았던 청노루귀를 만나러 화야산을 찾았다.
매년 같은 서식지에서 새 꽃대를 내 올리고
하얗게 말라 비틀어진 묵은 잎새 위로
노루귀같이 하얀 솜털로 두른 꽃망울과
꽃대에 둘러 난 또다른 하얀 솜털을 보니
이제 봄임을 실감하게 된다
20도 가까이 오른 한낮의 햇살에
주변의 낙엽들이 황금색으로 변하고
실개울에는 제법 흐르는 소리가 나고
쇠딱따구리 두놈이 나무가지를 건너 뛰며
희롱하고 있다
조금은 이르게 나온 노루귀꽃들이
아직도 화야산을 지키고 있으니
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